상추추출물의 수면 효과와 개별인정형 원료, 흑하랑의 과학적 근거

잠들기 어렵고, 자도 개운하지 않은 날이 계속되나요?

최근 들어 상추추출물의 수면 효과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민간요법 차원을 넘어서, GABAA 수용체아데노신 A1 수용체 같은 신경전달 경로를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과학적인 근거가 하나씩 쌓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상추와 수면의 오랜 인연, 동물·인체 연구를 기반으로 한 현대 과학적 근거, 수면 관련 작용기전, 국내 자생 품종인 흑하랑(Heukharang)을 활용한 개별인정형 원료(제2025-21호)의 인체적용시험 결과, 그리고 기준·규격·일일섭취량·안전성 까지 한 번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천연 수면 보조 소재로서 상추추출물이 실제로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현재까지의 연구를 바탕으로 차분히 살펴보겠습니다.






1. 상추와 수면의 오랜 인연

상추(Lactuca sativa L.)는 예전부터 식탁에 자주 오르는 채소이면서, 고대 의서에서는 “신경을 풀어주고 잠을 돕는 채소”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서양에서도 잠이 안 올 때 상추를 우려 마시는 ‘lettuce water’ 같은 민간요법이 전해져 왔지요.

다만 이런 전통적인 경험이 과학적으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막연한 “몸에 좋다”가 아니라 어떤 성분이, 어떤 경로를 통해, 수면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가 밝혀져야 합니다. 

최근에는 바로 이 부분, 즉 표준화된 상추추출물을 이용한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옛이야기가 하나씩 데이터로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2. 현대 과학이 밝힌 상추추출물의 수면 효과

2010년대 이후의 연구를 보면, 상추의 수면 개선 효과는 주로 세스퀴테르펜 락톤(sesquiterpene lactones), 그중에서도 lactucin, lactucopicrin과 일부 플라보노이드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연구마다 표현은 조금씩 달라도,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② 총수면시간이 늘고, ③ NREM 수면과 δ파가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 Kim et al., 2017 (Food Sci. Biotechnol.)
    상추 12품종을 비교했을 때, lactucin과 lactucopicrin이 많이 들어 있는 품종일수록 마우스에서 수면 잠복기는 짧아지고 총수면시간은 길어지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단순히 “상추가 좋다”가 아니라, 어떤 품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가 성분 분석과 함께 연결된 첫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 Kim et al., 2019 (Biol. Pharm. Bull.)
    여기서는 녹색 로메인 상추추출물(GRE)을 사용했습니다.
    GRE에는 lactucin 약 1071.7 μg/g, lactucopicrin 약 199.2 μg/g이 들어 있었고, 100 mg/kg을 투여했을 때 수면잠복기가 줄고, 총수면시간이 늘어났습니다. EEG로 보면 REM 수면은 줄고, 숙면과 관련된 NREM 수면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GABAA 수용체의 벤조디아제핀 결합 부위에 대한 작용입니다. GRE가 [3H]-flumazenil 결합을 농도 의존적으로 억제했고, lactucin과 lactucopicrin 자체도 GABAA–BDZ 수용체에 상당한 친화도를 보였습니다. 또한 flumazenil을 함께 투여하면 GRE의 수면 연장 효과가 사라져, “GABAergic 경로를 통해 수면을 돕는다”는 기전이 비교적 명확해졌습니다.



  • Ahn et al., 2023 (J Ethnopharmacol.)
    국내에서 개발된 흑하랑(Heukharang) 상추잎 추출물(HLE)을 이용한 연구입니다. HPLC 분석 결과, HLE에는 lactucin 0.78 mg/g, quercetin-3-glucuronide 1.3 mg/g이 들어 있었고, 150 mg/kg 투여 시 수면지속 시간이 대조군(NOR)에 비해 47.3% 증가했습니다. EEG 분석에서는 NREM 수면의 δ파가 59.5% 증가

    카페인으로 각성을 유도한 모델에서도 HLE는 증가된 깨어 있는 시간(35.5% 증가)을 유의하게 줄여, 거의 정상 수준에 가깝게 되돌려 주었습니다.

    분자 수준에서는 GABAA, GABAB, 5-HT1A 수용체의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이 증가했고, 특히 150 mg/kg HLE 투여군에서 GABAA 발현은 유전자 2.3배, 단백질 2.5배까지 올라갔습니다. 여기에 GABAA 길항제인 flumazenil을 함께 사용했을 때 수면지속 시간이 45.1% 줄어든 것으로 보아, 흑하랑 추출물의 작용도 GABAA 경로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Sayson et al., 2024 (Sleep Biol. Rhythms)
    같은 흑하랑 계열 추출물(FSD-LS)을 일정 기간 투여하면서, 수면 행동, 뇌파(EEG), 운동능력, 수용체 결합까지 폭넓게 본 연구입니다.

    결과적으로 FSD-LS는 총수면시간을 늘리고, 수면잠복기를 줄이며, δ파와 NREM 수면 비율을 높이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운동 조정이나 자발 운동량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었고, 같은 조건에서 투여된 diazepam과 달리 진정·운동장애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아데노신 A1·A2A 수용체의 관여입니다. 카페인과 bicuculline(각성 및 흥분 유발 길항제)을 이용한 차단 실험에서, FSD-LS의 수면 증강 효과가 일부 줄어드는 양상이 관찰되어, GABA 경로뿐 아니라 아데노신 수용체 경로도 함께 작용한다는 해석이 제시되었습니다.

요약하면,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종합했을 때 상추추출물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면제처럼 “강하게 눌러 재우는” 방식이 아니라, GABAA 수용체와 아데노신 수용체(A1·A2A)를 완만하게 조절해 신경계의 흥분을 낮추고, NREM·δ파를 늘리는 방향으로 수면 구조 자체를 다듬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수면 관련 작용기전 요약

작용 경로주요 성분생리적 결과
GABAA 수용체 활성화 lactucin, lactucopicrin 중추 신경 흥분 억제 → 수면잠복기 단축, NREM·δ파 증가
아데노신 A1/A2A 수용체 조절 흑하랑 등 복합 추출물 각성 신호 완화 → 총수면시간 및 수면효율 증가
5-HT1A 조절(보조) 퀘르세틴 유도체 등 이완·기분 안정 → 수면 진입에 도움


4. 국내 사례: 상추 추출물 개별인정형 원료(제2025-21호)

국내에서는 전남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기능성 상추 품종 흑하랑(Heukharang)을 원료로, 유니바이오가 표준화 상추추출물을 개발해 2025년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제2025-21호) 인정을 받았습니다.

기능성 내용은 “수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며, 그 근거가 되는 연구 결과에 대한 요약은 아래와 같습니다.


4-1) 인체적용시험 결과 (무작위·이중눈가림·위약대조, 4주)

  • 연구 목적 : 흑하랑 상추추출물 섭취가 객관적·주관적 수면 지표에 미치는 영향 평가
  • 대상자 : 30–65세 남녀 100명(PSQI > 5), 분석완료 91명
  • 설계 :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4주 섭취
  • 섭취 방법 : 상추추출물 1,000 mg/일, 취침 약 30분 전에 1회 섭취
  • 평가 도구 : PSG(수면다원검사), Actigraphy, PSQI, SSS, ESS
지표시험군 vs 위약군 (4주, 보정 후 평균)p-value임상적 의미
총수면시간(TST, PSG) 358.9 ± 19.8 vs 322.1 ± 17.7 분 0.0457 약 +37분 증가 — 실제 수면시간이 눈에 띄게 늘어난 수준
수면효율(SE, PSG) 86.9% ± 3.3 vs 79.6% ± 3.0 0.0182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 중 “실제 자는 시간” 비율 상승
입면후각성시간(WASO, PSG) 39.3 ± 10.6 vs 68.2 ± 9.6 분 0.0042 자다가 깨 있는 시간이 약 43% 줄어듦
PSQI 총점 6.48 ± 0.63 vs 7.41 ± 0.58 < 0.05 스스로 느끼는 수면의 질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

Actigraphy 기준 수치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수면효율(SE)이 시험군 83.9%로 위약군 81.0%보다 유의하게 높았고(p=0.0342), SSS(주간 졸림 척도) 점수는 내려가 낮 시간의 피로감도 함께 줄어드는 신호가 관찰되었습니다.

즉, 객관적인 수면다원검사(PSG)와 활동량 기반 측정(Actigraphy), 주관적인 설문 지표(PSQI·SSS)가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개선된다는 점에서, “수면의 양”과 “수면의 질”이 함께 좋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평균 TST가 30~40분 늘어난다는 것은 경도 불면 환자에게는 꽤 의미 있는 변화이며, 멜라토닌이나 기존 수면보조 소재를 대체·보완하는 옵션으로 검토해 볼 만한 수준입니다.


안전성 평가

  • 4주 섭취 기간 동안 중대한 이상사례(MAE)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 간기능(AST·ALT), 신장기능(BUN·Cr), 혈당·전해질 등 주요 안전성 지표는 모두 정상 범위를 유지했습니다.
  • 카페인·음주를 일정 수준 통제하고, 수면제 복용 이력자는 제외하는 등 교란 요인을 최소화했습니다.

정리하면, 흑하랑 유래 상추추출물 1,000 mg/일은 현재까지의 데이터에서 안전성이 확보되면서도 객관·주관 수면지표를 모두 개선하는 기능성 원료로 평가됩니다.




4-2) 전임상 결과 요약

흑하랑 상추추출물에 대한 전임상 연구는 주로 마우스 pentobarbital 유도 수면 모델과 EEG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50, 100, 200 mg/kg 용량을 투여했을 때, 용량이 올라갈수록 수면잠복기(Latency)가 짧아지고, 총수면시간(Duration)이 길어지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뇌파(EEG)를 보면 NREM 수면 비율과 δ파(0.5–4 Hz) 파워가 증가숙면의 비율 자체가 늘어나는 방향

  • 수용체 발현 : GABAA(α2·β2·γ1)와 아데노신 A1 수용체의 mRNA 및 단백질 발현이 모두 유의하게 증가했습니다.
  • 길항제 실험 : GABAA 길항제 flumazenil을 함께 처리하면 수면 연장 효과가 사라져, GABAergic 경로가 핵심 기전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 독성 평가 : 반복 투여 독성 시험에서 체중, 섭식량, 주요 혈액·생화학 지표에 특별한 이상 소견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이 전임상 데이터는, 인체시험에서 관찰된 TST·SE 증가와 WASO 감소 결과와 기전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단지 우연히 좋아진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해 생물학적인 설득력을 더해줍니다.



4-3) 기준·규격·일일섭취량·안전성 요약

원료명상추추출물 (Heukharang Lettuce Extract)
기능성 내용수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지표성분치코릭산(cichoric acid) 5.7 mg/g (허용오차 80~120%)
일일섭취량1,000 mg/일 (취침 약 30분 전 섭취 권장)
제조공정잎·줄기 주정추출 → 여과·농축 → 혼합·살균 → 건조·분쇄(표준화)
안전성4주 RCT에서 중대한 이상사례 없음, 혈액·간·신장 지표 정상범위 유지
섭취 시 주의영유아·임산부·수유부는 섭취 자제, 질환자·약물복용자는 전문가 상담 권장


5. 정리 및 전망

상추추출물은 더 이상 “잠 잘 온다더라”라는 수준의 이야기로만 보기 어려운 소재입니다. 많은 전임상 연구와 국내 흑하랑 기반 인체시험을 종합해 보면, 총수면시간과 수면효율을 끌어올리고, 자다가 깨 있는 시간을 줄여주는 효과가 꽤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흑하랑 상추추출물은 GABAA·아데노신 경로를 동시에 건드리는 기전과, 객관적·주관적 지표를 모두 개선한 인체 데이터 덕분에 향후 천연 수면 건강 기능식품 원료로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마그네슘, 테아닌 등 다른 수면 보조 성분과의 복합 설계장기 섭취 안전성이 더 쌓인다면, “양질의 수면”을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선택지 하나를 더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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